ATT란?
세상 천지 어느 바보가 "앞으로 이 앱이고 저 웹이고 너를 졸졸 따라다닐게. 네 데이터는 개인화 광고를 보여주기 위해 이용될거야." 라고 하는데 "넹ㅋ" 라고 하겠냐?
그런데 애플이 이 문구를 직접 썼다면? iOS 사용자라면 어느 순간부터 아래 alert가 무척 익숙할 텐데, ATT는 App Tracking Transparency의 약자다. 요약하자면, 앞으로 광고 트래킹 할 수 있는 ID와 그 데이터를 쓰려면 데이터의 진짜 주인인 이용자의 동의를 받으라는 취지.

ATT의 배경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어차피 앱스토어 말고는 딱히 광고사업 벌이고 있는 것도 없는데 내 밥상도 아닌 거 시원하게 엎어버리고 개인정보 보호에 앞장서는 기업 이미지나 구축하자" 가 맞겠지만, 그래도 도입한 사람의 취지 정도는 들어봐야 하지 않을까.

Users also need the features and controls to decide how their data is used, and by whom. Apple has led the industry by building privacy protections into every one of its products and services.
이용자는 그들의 데이터가 어떻게, 누구에 의해 이용되는지 결정할 수 있는 도구와 선택권이 있어야 합니다. 애플은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서 개인정보가 보호될 수 있도록 업계를 선도해왔습니다.
심지어는 이런 감성적인 자료 - "놀이터에서 평화롭게 하루를 보냈을 뿐인데 탈탈 털려버린 아빠와 딸의 사례 를 보세요 아이구 어째 ^^; " - 를 배포하기도 한다. 2021년 4월의 일이고, iOS 14.5부터 적용됐다.
(조금 삐딱한 어투로 글이 써지고 있긴 한데 본잘적인 취지에는 공감하고 있다. 다만 내가 이쪽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게 문제라면 문제지...)
ATT의 작동 방식
iOS 14.5 부터, 구동되는 모든 앱들은 이용자에게 앱 트래킹 여부를 선택하게 한다. 이 프레임워크를 적용하지 않는 앱은 앱스토어에서 강제 퇴출되니, 좋건 싫건 따라야만 하는 상황. 쿠키 이용 동의처럼 서비스의 일부 기능을 제한하게 할 수도 없고, 이용자의 동의 여부에 관계없이 개발사 측에서는 이용자에게 모든 기능을 오픈해야 한다.
IDFA (IDentifier For Advertisers)
정확히 말해, ATT 정책으로 인해 제한이 되는 건 IDFA (IDentifier For Advertisers) 다. IDFA는 애플 기기별로 발급되는 고유 식별자로, 많은 DMP (애플의 보고서에는 "data broker"라고 소개되어 있다. 브로커 ㅋㅋㅋㅋ) 들이 유저 프로파일링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ATT에서 옵트아웃을 한 경우 - 정확히는 옵트인에 대한 이용자 동의를 구하는 식으로 구현되어 있어서 더욱 동의를 구하기 어렵지만 - IDFA는 0으로 구성된 문자열이 제공되는 방식이다.
기존과 달라진 점
사실 IDFA제공을 기존에도 거부할 수는 있었다. 그 방식이 조금 달랐을 뿐인데, iOS 14.5 이전에는 "옵트아웃"을 "디바이스 단위"에서 할 수 있었다면, 14.5부터는 "옵트인"을 "앱 단위"에서 이용자가 해야만 한다.

ATT의 효과
이용자의 앱 트래킹 동의 비율을 15~20% 정도로 얘기하는 곳이 많은데, opt-out이 아니라 opt-in 이라는 꽤 과격한 방식을 차용한 것 치고는 높은 숫자라고 생각하는데 워낙 매체마다 숫자가 들쭉날쭉하다 (4~25%). 마케팅 업계에서는 물론 울상이다. 생각보다 높은 거지 절대적으로는 매출의 영향이 크므로. 이용자를 정확하게 프로파일링할 수 없으면 연관된 광고를 내보내기 어렵다. 연관도가 낮은 광고를 내보내면 당연히 이용자로부터의 클릭이나 전환을 기대하기 어려워지고, 광고주가 자신있게 높은 입찰가로 자신의 광고를 집행하기 어려워진다. 광고 단가는 떨어지고, 단가 뿐 아니라 전체적인 매출도 감소하게 된다. 광고주와 앱 개발자 수익이 15~20% 정도 감소했다는 이야기도 들리는 중.
직격탄을 맞은 곳은 메타(페이스북)였고, 여러 로비 활동이나 PR 활동을 통해 애플의 정책이 자신들을 비롯해 광고로 먹고 사는 사람들의 숨통을 조이려 한다고 설득하려 했지만 원래 여론은 광고에도, 이용자 추적에도 호의적일 수가 없는 것이다. 씨알도 먹히지 않았고, 메타를 비롯해 광고로 먹고사는 SNAP 이나 애드테크 곳곳의 주가가 개박살이 났다.
그럼 대안은?
ATT 도 ATT인데, 3rd party cookie 제한까지 겹치지 업계가 고사 직전 상태가 될 줄 알았다. 근데 업체마다 희비가 갈리기도 하고, 또 어디는 아 우리는 끄떡없어!! 하는 거 보니 아주 다 죽진 않겠더라고.
애플에서는 SKAN (Store Kit Ad Network)을 통해 iOS 앱 트래킹을 일부 뭉개고 데이터 지연시켜서 제공하는 방법을 공식적으로 제공하는 것 같다. 그 외에는 Google의 FLoC , PETs, IDFV(IDentifier For Vendor) 같은 대안적인 방식들도 얘기되고 있는데 이건 다음 기회에 쓰기로!
* FLoC은 집단 생성 알고리즘을 역설계해 특정 집단에 속한 사용자의 개인정보 추출할 수 있다는 비판이 이어져서, 구글이 해당 프로젝트를 중단함 (2022/4/7 수정), 대신 토픽API 를 도입
여담
ATT 적용 이후 애플이 영위하고 있는 (아마도) 유일한 광고사업인 앱스토어의 Search Ad는 역설적으로 장사가 너무 잘 되고 있다는 기사가 있다. 이를테면 1st party data 인데 니들이 뭔상관이야? 인거지...
참고
https://www.apple.com/privacy/docs/A_Day_in_the_Life_of_Your_Data.pdf
https://9to5mac.com/2021/07/23/app-tracking-transparency-opt-in-snap/
https://techrecipe.co.kr/posts/349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