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pply 사이드 공부하고 싶은데 회사에서 도통 기회가 생기지 않아 결국 자율학습실 같은 이 블로그로 다시 기어들어왔다. Bid response나 request 샘플들은 쳐다볼 일이 종종 있는데 대체 이런 프로토콜은 누가 왜 만든건지 싶어서. 결국 역사공부가 훨씬 더 재밌는 걸 보면 참 성향 드러나는 거다. 기술 부분들은 다른 글에서 다루기로.
RTB (Real-Time Bidding)는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광고 인벤토리가 실시간 경매를 통해 판매되고 구매되는 프로세스다. RTB는 주로 프로그래매틱 광고 생태계에서 사용되며, 광고주와 퍼블리셔를 연결한다.

RTB 이전에는 그럼 어떤 아사리판이었을까? 인터넷 초창기에는 고정 배너 광고가 주요 수익 모델이었다. 광고 네트워크들이 퍼블리셔와 광고주를 연결하며 인벤토리를 판매했지만, 이를테면 과거의 전화교환국 같은 느낌이었고 (과거 네이버에서 CPT 판매하는 월말월초마다 대행사들이 전 직원 전화통 붙잡고 성공한 직원에게는 포상까지 내걸었다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거래의 자동화나 최적화와는 거리가 멀었다.
2007년 구글이 DoubleClick을 31억 달러에 인수했다. DoubleClick은 당시 초기 단계의 ad exchange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었고 구글은 이를 2009년 DoubleClick Ad Exchange라는 이름으로 공식 출시했다. 이를 통해 구글은 디스플레이 광고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고, Ad Exchange 역시 업계 최대 규모로 성장했다.

그러나 구글의 Ad Exchange는 매우 폐쇄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구글이 정의한 광고 거래 방식은 구글 생태계 내에서만 원활히 작동했고, 다른 Ad Exchange, SSP, DSP가 구글과 경쟁하기 어려운 구조를 만들었다. 구글이 광고 시장에서 긴 기간 자행한 악랄한 짓은 열 손가락으로도 모자란데, 초기의 폐쇄성에 대해 몇 가지만 짚어보자면, 데이터 접근 제한을 제한하거나 독자적인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등이었다. 초기에는 RTB 기능은 제한적이었는데 2011년부터는 지원되기 시작했다. 이 때도 "Last Look" - 마지막 입찰 기회 - 역시 오랫동안 유지해오면서, 구글이 모든 경매에서 최종적으로 가장 높은 입찰가를 제시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는 구조를 아주 오랫동안 유지해왔다. 그냥 상대 패 다 까고 고스톱 치자는 거다.
한편 2009년 Admeld는 RTB를 업계에 처음 소개했고, 2010년 Admeld, AdJug, AppNexus, Infectious Digital, Invite Media and MediaMath 가 포함된 demand/supply 플레이어들이 최초의 OpenRTB 프로토콜을 제안하며, 이어 Nexage, Pubmatic, Smaato 등이 OpenRTB Mobile - OpenRTB 1.0+로 알려진 - 을 제안한다. 이후 2012년 OpenRTB는 IAB - International Ad Bureau - 기술 표준으로 채택되어, 현재는 3.0 버전까지 나와있는 상태. 요약하자면, OpenRTB는 구글의 폐쇄적인 Ad Exchange 개념에 대항해 시장의 플레이어들이 상호 간 운용성과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RTB 생태계를 더 큰 규모로 확장하는 데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겠다.
... 물론 세상이 늘 이해할 수 있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건 아니라, 2011년 Admeld는 구글에 4억 달러에 인수됐다. 이 얼마나 얄궂은 일이고.

'Adtech' 카테고리의 다른 글
Headerbidding 헤더비딩 vs Waterfall 워터폴 (2) | 2025.01.01 |
---|---|
MRAID와 VAST (4) | 2024.12.25 |
SKAdNetwork (SKAN)의 정의 (3) | 2022.06.25 |
Moloco 몰로코 (1) | 2022.04.23 |
DMP (Data Management Platform) (1) | 2022.04.17 |